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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는 블로그
(인도여행 8일차) 기차에서 있었던 일들 본문
어젯밤의 이야기를 마저 이어나가야 할 것 같다.
경찰에게 일종의 주의사항이 담긴 서류를 건네받고 꽤나 겁을 먹었었다.
당시 내가 있던 좌석에는 앞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 그리고 내쪽에 중년의 아저씨 한 분이 계셨다.
총 6자리 였는데, 1자리가 비어있었다.
아무튼 해가 지고, 나는 저녁을 대신해서 사온 과자 봉지를 뜯었다.
그리고 앞에 있는 20대 초반의 무리는 자신들이 집에서 싸온 음식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신문지에 싼 난과 플라스틱 통에 담아온 카레들을 먹었다.
그러더니 과자를 먹는 내가 불쌍했는지, 나에게 난을 주며 먹으라고 손짓을 했다.
이게 바로 경찰아저씨가 주의 한 바로 그 상황인가 싶어 완곡히 거절했다.
그러고 나서 부터 우리들 사이에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그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100% 불가는 했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뭐라고 계속 말을 걸어오는데,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눈치껏 이름을 묻는 건가? 나라를 묻는 건가? 해서 답을 했는데, 그때마다 그 자식들이 아주 기분 나쁘게 웃는 게 아닌가.....
게다가 말 중간중간에 "알라후 아크바르"인지 뭔지 자꾸 "알라, 알라"거리는데 상당히 무섭고 불쾌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말이 안 통하면 어느 정도 말을 걸다 대화를 끝낼 텐데, 이놈들은 못 알아먹는데도 계속해서 물어봤다.
그러는 사이 객차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내 자리로 몰려 들었다.
아마도 당시에 객차에 나만 외국인이 었나 보다.
까만 얼굴을 한 인도 사람들이 나를 빙 둘러싸고 뚫어 저라 쳐다보는 게 다소 부담스러웠다.
내가 혹시나 싶어 "영어 할 줄 아는 사람~" 이렇게 묻자,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둘이나 있었다.
한 명은 초등학생 나이의 남자아이였고, 다른 한 명은 대학생 나이의 여자였다.
그리고 이 둘의 도움으로 인해 분위기가 갑자기 역전되기 시작한다.
말이 통하기 전에는 계속적인 일방적인 질문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문으로 무섭고 위협적으로 느껴졌는데,
이 두 친구가 통역을 해 주자 말이 통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앞에 있는 이 세명의 친구들이 뭐라고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있었고, 그 친구들도 내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분위기가 급격하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서로 이름을 가르쳐주고, 나이를 말하고, 어디를 가는지, 언제 내리는 지를 말하자 금방 친해졌다.
통역을 하는 사람이 등장하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나에게 질문을 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 북한이냐 남한이냐? 대통령이 누구냐? 인도 어디를 여행했냐?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얼마나 더 여행하냐? 인도 가수 누구 아느냐? 인도영화 뭐 아느냐? 등등등....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사람들에 대한 무서움과 두려움이 금방 사라졌다.
"모르니까 두려워하고,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렇게 지루 할 수 있었던 긴 이동시간을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시간을 보냈다.
아마도 저녁 12시까지 모여서 떠들고 놀다가 다음날 아침에도 일어나서 내리기 전까지 같이 놀았다.
나중에는 같이 얘기하던 사람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정말 신기한 것이, 어느 정도 대화를 하고 대화 주제가 떨어지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한국어는 알파벳이 어떻게 되냐라고 묻기 시작했다.
그래서 기차 칸에서 갑자기 간이 한국어 강좌가 열렸다. ㄱ, ㄴ, ㄷ, ㄹ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방, 신발, 돈, 한국과 같은 기본적인 단어부터 안녕, 고맙습니다, 고마워, 잘 가 등등 기초적이 회화까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한 번 인도 사람들의 뛰어난 언어 습득 능력을 배울 수 있었다.
당시 기차에 있던 사람들이 몇 개 국어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다들 하나같이 내가 하는 발음을 정말 잘 따라 했다.
그리고 금세 배워서 잘 적용했다.
내가 말을 가르쳐 주면서도, 습득력이 너무 빨라서 신기했고, 또 "한국인한테 바로 배우는 한국어라....." 이것 만큼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기도 했다.
외국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금방 친해지고, 궁금한 걸 묻고 배우는 문화가 정말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됐다.
관광지에서 봤던 사람들이 아마도 다들 이렇게 외국인과 친구가 되고, 외국인들에게 하나둘씩 배우지 않았을까 싶다.
나중에는 한국어 알려줄 때 끄적였던 노트까지 달라고 해서, 해당 부분을 뜯어 줬다. 대단한 열정이다.
이런 면에서는 정말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들이 어젯밤 말도 안 통하는데 나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했던 '람 잔'과 '사자 한'이다.
둘이 형제고 검은 옷 입은 사람이 형이란다. 그리고 동행한 여자 1명은 형의 아내이다.
그렇게 현지인들이랑 기차에서 어울려 놀다 보니, 기차가 4시간 연착됐는데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거진 아그라에 거의 다 도착했다.
작별인사를 건네는 람 잔과 사자 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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