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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인도

(인도여행 2일차)영화관 그리고 이동(1)

aprendoalgo 2020. 4. 13. 12:00

새벽쯤 되면 더 이상 거리에서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대신 개 짖는 소리와 개들끼리 뒤엉켜 싸우는 소리가 가득하다.

 

자는 동안 중간중간, 개들이 뒤엉켜 싸우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

 

사람은 없고 들개들이 우르르르 몰려다니는 인도의 밤거리는 정말 무서울 것 같다.

 

법정스님의 책 <인도기행>을 여행 오기 전에 읽었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안 나지만, 1970년대 법정스님께서 인도 성지순례를 하셨다.(시기가 정확하지는 않다. 기억이......)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해외 배낭여행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시기이다. 아니면, 극히 일부 사람들 만이 알고 있거나.

 

그런데, 스님께서는 벌써 몇십 년 전에 인도를 성지순례 겸 배낭여행을 하셨다.

 

뭔가 스님이라는 단어는 과거, 고지식함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데, 법정스님의 책을 읽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님께서는 인도, 유럽 등지를 그 옛날에 배낭여행을 하셨으니깐 말이다.

 

엄청 선구적이고 세련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튼, 아침에 나와 인도 거리를 보며 법정스님께서 인도에 와서 남기신 말씀이 생각났다.

 

'돈이 없는 극빈층의 가난한 사람들이 집도 절도 없이 밤이면 짐승들과 함께 거리에서 잠을 청했고,

 

우연히 밤에 온도가 떨어지는 날이면, 거리에는 밤새 얼어 죽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게 정녕 사람이 사는 세상이란 말인가.....'

 

이런 식의 말씀을 하셨다.

 

아침에 물을 사 먹으려고 길거리에 나와보니, 이불을 뒤집어쓰고 길거리에서 들개와 소와 짐승들과 자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꽤나 아침 일찍 일어났었다.

 

아마 아침 6시쯤 일어났던 것 같다.

 

숙소 바로 아래층에는 헬스클럽이 있었다.

 

인도의 헬스장은 어떤지 궁금해, 1일권을 끊어 이용해봤다.

 

1일권의 가격은 100루피.

 

헬스장은 지하에 위치해 있었다.

 

노랫소리가 정말 커서 쿵쾅쿵쾅 울릴 정도였다.

 

한 시간 반 동안 운동을 했는데, 나오는 노래는 전부 인도 노래였다.

 

그 흔한 팝송 하나 나오지 않았다.

 

팝송이나, 다른 나라 노래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인도의 특색인 것 같다.

 

어디를 가든지 신나는 현지 노래가 나온다.

 

(스타벅스 같은 곳은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뭔가, 헬스클럽인데 "헬스" 보다는 "클럽"의 기능이 중시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기구들 상당수는 녹슬고 먼지, 때가 많이 껴 있었지만, 필요한 기구는 모두 다 있었다.

 

벤치프레스, 렉, 렛 풀다운, 레그 프레스 머신 등등등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바닥에 모래가 많다는 것이다.

 

밖에서 신던 신발을 그대로 신고 와서 그런지 바닥이 모래 운동장처럼 모래가 가득했다.

 

헬스장이 지하에 위치해서 환기가 잘 안됐는데,

 

먼지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공기가 탁하다는 게 좀 아쉬웠다.

 

헬스장 크기도 작고 시설도 많이 열악했지만

 

의외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한 스무 명가량 사람들이 다녀간 것 같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으며, 그중에는 몸이 정말 좋은 사람도 있었다.

 

아마도 출근하기 전에 와서 운동을 하고 가는 것 같았다.

 

sprinkler가 호스텔, 그 아래가 헬스장이다. 골목에 위치해 있다.
저기가 헬스장 입구이다. 아침이 되니 헬스장 입구에 개들이 똥을 싸놨다.

운동을 마치고 호스텔로 올라가 샤워를 했다.

 

여기 호스텔은 따듯한 물이 나왔다.

 

샤워를 마치고 호스텔에 있는 루프탑으로 올라가 봤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경치가 아름다웠다.

 

 

아침을 먹기 위해 인조이 인디아 가이드 북에서 추천한 식당을 찾아갔다.

 

식당은 숙소에서 대략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식당을 찾아가면서 어제 못 둘러본 빠하르 간즈 거리도 둘러볼 생각이었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거리가 많이 한산했다.

 

오전 10시만 돼도 수많은 사람들과, 소, 개, 차, 닭, 당나귀, 툭툭으로 거리가 뒤엉키고 복작복작해진다.

 

신기한 것은 밤새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는지, 거리 곳곳에 누군가가 청소를 한 흔적이 있었다.

 

 

식당에 가서 가이드 북에서 추천받은 데로 탈리라는 음식을 시키려고 했는데, 아침에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탈리는 여러 인도 음식을 한 번에 맛보기에 좋은 음식이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한국사람에게 쌀과도 같은 또띠아, 난, 등등이 종류별로 나오고

 

커리도, 버터커리, 시금치커리 등등 여러 종류의 커리가 조금씩 나온다.

 

그야말로 한 번에 여러 가지 인도 음식을 종합적으로 먹어 볼 수 있는 요리이다.

 

그래서 탈리를 대신해서 뮤즐리를 시켰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시킨 뮤즐리였는데, 퀄리티가 매우 좋았다.

 

요구르트도 그렇고 속에 들어간 과일들도 푸짐했다.

 

아주 잘 먹었다.

 

스위스 친구 집에서 먹었던 뮤즐리 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아침을 아주 건강식으로 챙겨 먹고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까지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코넛 플레이스로 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인도 사람들이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관 문화가 발달되었다고 들어서 많이 궁금했었다.

 

스마트폰으로 근처 영화관을 검색하니, 근처에 영화관이 10개가량 나왔다.

 

역시 명불허전.....

 

PVR이라는 어플을 통해서 쉽게 예매할 수 있었다.

 

영화 가격은 꽤나 비쌌다.

 

500루피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던 것 같다.

 

거의 호스텔 하루 숙박비였다.

 

내가 고른 영화는 Tanhaji라는 영화였다.

 

탄하지라는 인도 영웅에 대한 영화였다.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관 문화가 관심이 있었다.

 

어느 영화이든지 상관없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영화관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큰 도로를 지나야 했는데, 가관이었다.

 

경적소리에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저렇게 많은 차가 다니는 곳에는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면,

 

주변에 있던 장애인, 거지, 아이들이 곳곳으로 파고들어 멈추어있는 오토바이와 툭툭으로 다가가 구걸을 했다.

 

걷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몸을 질질 끌면서 오토바이 앞으로 갔고,

 

아이들은 화려한 옷을 입고 덤블링과 같은 재주를 부리며 구걸을 했다.

 

 

그렇게 대략 30분을 걸어 영화관에 도착했다.

 

코넛플레이스가 신시가지라고 해서 좀 기대를 했는데,

 

상점 안은 깨끗했지만, 거리 상황은 막상 별 차이가 없었다.

 

내부는 번지르르한데, 외부는 도색이 벗겨지고, 금이가고, 인도 이곳저곳에 쓰레기가 있고......

 

구시가지인 빠하르 간즈보다는 나았지만, 기대에는 한 참 못 미쳤다.

 

도착하고 보니 대략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영화관에 들어가서 기다리려고 하니 경비원이 막아섰다.

 

이유를 물으니 힌디어로 말하는 것 같았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매표소 점원에게 물어봐도 입장할 수 없는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영화관 근처를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곳저곳 둘러보는 데 한 남자가 와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답하니, 자기는 네팔에서 와서 인도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인도에 얼마나 있냐, 어디를 여행하냐, 뭘 타고 갈 거냐, 네팔도 갈 거냐 등등

 

여러 가지를 물었다.

 

주로 기차를 타고 여행할 거라고 하니, 코넛 플레이스에 정부 공식 여행정보센터가 있는데 거기서 정보를 더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가이드 북에서 이런 사기 수법을 익히 읽었기 때문에 나는 표를 이미 모두 예매했다고 말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저기 h&m에서 일하는 직원이고 잠시 쉬는 시간에 나온 거라고 했다.

 

사기 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정보를 알려주는 거란다.

 

그러면서 정부 공식 여행정보센터 위치를 알려주고는, 다시 일을 하러 갔다.

 

사기를 어떻게 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시간이 많이 남았던 나는 네팔 사람이 알려준 그 여행정보센터로 가봤다.

 

여행정보센터로 가니, 직원과 상담할 수 있었다.

 

직원 키가 매우 컸다. 한 2m는 돼 보였다.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무료 지도가 있으면 달라고 했다.

 

무료 지도를 받았다.

 

그밖에 도움이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었다.

 

없다고 했다.

 

그렇게 끝났다.

 

그곳이 정부 정식 여행정보센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무난하게 무료 지도를 얻고 나올 수 있었다.

 

네팔 아저씨가 사기꾼은 아니었나 보다.

 

다시 영화관으로 향하는 길에 또 다른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또다시 어디서 왔냐, 어디 여행하냐, 얼마나 여행하냐 등등을 물었다.

 

기차 타고 바라나시에 간다고 하니, 자기 고향이 바라나시란다.

 

그러면서 바라나시에서 할 수 있는 것들, 맛있는 식당 등등 여러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 아저씨는 대략 10분 동안 바라나시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지인이 추천해 준 그 정보들이 멀리 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행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직접 가본 장소는 아무리 어렵고 헷갈리는 이름이라도 금방 익히게 된다. 하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장소는 아무리 외우려고 해도 그 이름이 잘 익혀지지가 않는다. 나도 그랬다. 아저씨가 어디가 좋고, 무슨 가트로 가고 설명을 해 주는데, 도무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저씨는 여행 잘하라고 말을 한 뒤에

 

쉬는 시간이 끝났다며 근처 은행으로 들어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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